회생신청 후 현장 운영자금을 계속 집행해도 되는가
회생신청을 결심한 건설 하도급 기업의 대표님이 가장 현실적으로 걱정하는 것은 당장 다음 주 현장에 나갈 노임과 자재비입니다.
"회생 들어가면 돈이 다 묶여서 현장이 서버리는 것 아닙니까."
실내건축 하도급 기업의 회생 사건에서도 회사는 진행 중인 다수 현장의 공사를 계속 수행하여야 했고, 월 1억 원 수준의 고정경비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결론은, 회생신청 이후에도 계속공사에 필요한 노임·자재비·외주비 등 신규 비용은 정상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재윤의 회생 인사이트] 건설사 회생 실무 10부작
실내건축·건설 하도급 기업의 회생 사건에서 원청, 회사, 협력업체 사이에 실제로 문제되는 쟁점을 순서대로 정리하였습니다.
- 1편. 회생신청은 부도인가: 공사도급계약 해지와 계속수행
- 2편. 회생 중 기성청구·정산·설계변경·증액은 가능한가
- 3편. 원청의 협력업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은 가능한가
- 4편. 직접지급하면 원청의 기성금 채무는 소멸하는가
- 5편. 직불합의와 압류가 경합하면 무엇이 우선하는가
- 6편. 타 현장 채권자의 압류로 이 현장 공사가 멈추는가
- 7편. 개시결정 후 공사대금·자재비·노임은 어떻게 보호되는가
- 8편. 회생신청 직전 납품한 자재대금은 회생채권인가 공익채권인가
- 9편. 협력업체 직불이 나중에 부인권 대상이 되지 않는가
- 10편. 회생신청 후 현장 운영자금을 계속 집행해도 되는가 (현재 글)
보전처분이 금지하는 것과 허용하는 것을 정확히 구분하면 현장 운영 자금이 정상적으로 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정리합니다.
보전처분이 금지하는 것은 기존 채무의 변제입니다
결론: 보전처분 후 금지되는 것은 기존 채무의 변제이지, 사업 계속을 위한 신규 비용의 지출이 아닙니다.
보전처분(제43조)은 회사의 재산이 특정 채권자에게 편파적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기존 채무의 변제, 담보 제공, 재산 처분 등을 금지하는 조치입니다.
여기서 금지되는 것은 개시 전에 이미 발생한 채무를 갚는 행위입니다.
반면 공사를 계속 수행하기 위하여 새로 발생하는 노임, 자재비, 외주비의 지급은 기존 채무의 변제가 아니라 사업 계속을 위한 신규 비용의 지출입니다.
이는 회사 재산을 유지하고 늘리는 정상적 영업활동이므로 금지 대상이 아닙니다.
단계별 검토
가. 신청 후 개시결정 전
공사 수행에 수반하여 새로 발생하는 노임, 자재비, 외주비의 지급은 통상의 영업활동으로서 가능합니다.
보전처분 발령 후에는 그 주문이 정한 범위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지출이나 차입은 법원 허가를 받아 집행합니다.
특히 회사가 신청 후 개시 전에 법원의 허가를 받아 행한 자금 차입, 자재 구입 그 밖에 사업 계속에 불가결한 행위로 생긴 상대방의 청구권은 공익채권이 되므로(제179조 제1항 제12호), 거래처는 대금을 확실히 보호받으며 안심하고 공급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나. 협력업체·자재업체 보호
회생절차개시신청 전 20일 이내에 회사가 계속적이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공급받은 물건에 대한 대금청구권도 공익채권입니다(제179조 제1항 제8호의2).
또한 개시 전의 소액 채권이라도 거래상대방인 중소기업자가 변제받지 못하면 사업 계속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법원 허가를 받아 조기에 변제할 수 있으므로(제132조 제1항), 현장 유지에 필수적인 협력업체의 기존 채권도 이 제도로 해소할 수 있습니다.
다. 개시결정 후
개시 후의 사업 경영과 재산 관리에 관한 비용, 즉 노임·자재비·외주비는 공익채권으로서(제179조 제1항 제2호·제5호) 회생절차와 무관하게 수시로 변제하며(제180조 제1항), 관리인은 법원이 정한 허가사항의 범위에서 허가를 받아 집행합니다.
따라서 개시 후에도 현장 운영 자금의 흐름은 정상적으로 유지됩니다.
운전자금의 사전 확보가 관건입니다
결론: 회생에 들어가려면 계속공사에 필요한 운전자금을 사전에 확보하여야 합니다.
제도상 신규 비용의 집행이 가능하다는 것과, 실제로 집행할 자금이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앞의 사건에서 회사는 회생절차 내에서 채무변제가 금지되고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을 전제로 월간 소요 운전자금을 고정경비 포함 약 1억 원으로 산정하였습니다. 이 자금이 확보되어야 진행 현장을 계속 수행할 수 있습니다.
건설사는 여기에 추가 사정이 있습니다.
회생절차에 진입하면 보증보험증권과 건설공제조합의 보증서 발급이 제한되어 현금 보증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청 전에 회수 가능한 채권을 현금화하고, 계속 수행할 현장을 특정하여 그 현장에 자금을 집중하는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실무상 유의점. 보유 자금이 제한적인 경우 모든 현장을 유지하려 하기보다, 수익성이 확보되고 잔여 공기가 짧아 확실히 완료할 수 있는 현장을 특정하여 자금을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계속기업가치를 산출하는 것도, 채권자를 설득하는 것도 이 현장들의 수익입니다.
개시 전 자금 집행 시 유의점
신규 비용 집행이 허용된다고 하여 무제한으로 지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보전처분 이후 일정 규모 이상의 지출이나 차입은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하고(제61조), 개시 후에는 법원이 정한 허가 기준액 이상의 지출이 허가 대상입니다.
또한 신규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예를 들어 개시 전에 발생한 하도급대금을 신규 공사대금으로 위장하여 지급하는 것은 편파변제로서 부인권 대상이 됩니다.
신규 비용과 기존 채무의 변제는 명확히 구분하여 집행하고, 자금 사용처를 거래내역상 소명 가능하도록 관리하여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생 들어가면 현장에 나갈 노임과 자재비도 못 씁니까.
A. 쓸 수 있습니다. 보전처분이 금지하는 것은 기존 채무의 변제이지, 사업 계속을 위한 신규 비용의 지출이 아닙니다.
Q. 신규 비용을 지급하려면 법원 허가가 필요합니까.
A. 보전처분 이후 일정 규모 이상의 지출이나 차입은 법원 허가를 받습니다. 개시 후에는 법원이 정한 허가 기준액 이상이 허가 대상입니다.
Q. 개시 전에 자금을 빌려 현장에 투입해도 됩니까.
A. 법원 허가를 받아 행한 자금 차입이나 자재 구입으로 생긴 상대방의 청구권은 공익채권이 되어 보호됩니다(제179조 제1항 제12호). 거래처도 안심하고 공급할 수 있습니다.
Q. 자금이 부족하면 회생이 어렵습니까.
A. 제도상 신규 비용 집행은 가능하나 실제 집행할 운전자금이 있어야 합니다. 신청 전에 회수 가능한 채권을 현금화하고 계속 수행할 현장을 특정하여 자금을 확보하여야 합니다.
Q. 모든 현장을 다 유지해야 합니까.
A. 아닙니다. 수익성이 확보되고 잔여 공기가 짧아 확실히 완료할 수 있는 현장에 자금을 집중하는 것이 계속기업가치와 채권자 이익 양 측면에서 합리적입니다.
정리
회생신청 이후에도 계속공사에 필요한 노임·자재비·외주비 등 신규 비용은 정상적으로 집행할 수 있습니다.
보전처분이 금지하는 것은 기존 채무의 변제이지 신규 비용의 지출이 아니고, 개시 전 법원 허가를 받은 자금 차입이나 신청 전 20일 이내 공급 물건의 대금, 개시 후 사업 비용은 모두 공익채권으로 보호됩니다.
다만 제도상 가능하다는 것과 실제 자금이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회생 성공의 실질적 조건은 운전자금의 사전 확보와 현장의 선택과 집중입니다.
신청 전에 회수 가능한 채권을 현금화하고, 확실히 완료할 수 있는 현장에 자금을 집중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장을 지키고 계속기업가치를 유지하는 길입니다.
[최재윤의 회생 인사이트] 건설사 회생 실무 10부작
이전 편. 협력업체 직불이 나중에 부인권 대상이 되지 않는가
운전자금과 현장 계속수행 설계
법무법인 로집사 기업도산센터는 서울회생법원 및 대전회생법원에서 법인회생, 법인파산 사건을 담당한 판사 출신 변호사를 중심으로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가 하나의 팀으로 사건을 수행합니다. 개시결정까지만 법률 업무를 수행하고 회생계획안 작성과 채권 조사를 외부 회계법인에 위탁하는 방식과 달리, 신청 준비부터 인가에 이르는 전 과정을 내부에서 처리합니다. 특히 협력업체가 다수인 건설 하도급 기업의 회생에서 원청과의 계약 유지, 직접지급, 현장 계속수행 문제를 함께 설계합니다.
상담 신청: 기업도산 상담 바로가기
진행 현장의 운전자금 소요와 회수 가능 채권을 점검하여, 현장의 선택과 집중 계획을 함께 설계해 드립니다.
글. 법무법인 로집사 기업도산센터 파트너변호사 최재윤
본 글은 실제 수행 사건을 업종과 규모 수준으로 일반화하여 재구성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은 개별 법률 상담을 통하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