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회생을 원인으로 하는 공동수급체 구성원 배제가능성

회생 건설업
글쓴이 이재범 변호사 2026-01-21 조회 73


ISSUE


A 시공사는 공동도급으로 발주된 정비사업의 건설공사를 수주하기 위하여, 다른 B 시공사, C 시공사와 공동수급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였습니다.


그런데 B사는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로 인해 채무초과 상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공동수급협약에 따른 사업비 대여 등 출자의무조차 이행하지 못하였고 결국 회생을 신청하였습니다.


A사는 시공자로써 성공적인 공사 수행을 위하여 B사를 공동수급체에서 제명할 수 있을까요?

건설공사 공동수급체 구성원 제명에 관한 법리


조합 및 조합원 제명에 관한 민법 규정


조합은 2인 이상이 상호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깁니다(민법 제703조 제1항). 이때 출자는 금전 기타 재산 또는 노무로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03조 제2항). 그리고 조합원의 제명은 정당한 사유있는 때에 한하여 다른 조합원의 일치로써 이를 결정합니다(민법 제718조 제1항).


건설공사 공동수급체의 법적 성격


공동수급체는 기본적으로 민법상의 조합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므로 그 구성원의 일방이 공동수급체의 대표자로서 업무집행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한다면 그 구성원들 사이에는 민법상의 조합에 있어서 조합의 업무집행자와 조합원의 관계에 있었다고 할 것입니다(대법원 2000. 12. 12. 선고 99다496620 판결 참조).


건설공사를 수행하기 위하여 공동수급체를 구성한 경우, 그 공동수급체는 민법상 조합의 법리를 적용받습니다.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제명에 관한 법리


공동수급체 구성원 배제 방법


동업계약과 같은 조합계약에 있어서는 조합의 해산청구를 하거나 조합으로부터 탈퇴를 하거나 또는 다른 조합원을 제명할 수 있을 뿐이지 일반계약에 있어서처럼 조합계약을 해제하고 상대방에게 그로인한 원상회복의 의무를 부담지울 수는 없다(대법원 1994. 5. 13. 선고 94다7157 판결 참조).


이는 조합계약의 각 조합원 출자의무와 다른 조합원 출자의무가 대가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나온 지극히 자연스런 결론입니다. 따라서 조합을 해산하지 않는다면, 공동수급체의 일부 구성원을 제명하는 방법으로 공동수급체에서 배제할 수 있습니다.


조합원 제명 요건으로 '정당한 사유'에 관하여


민법상 조합에서 조합원의 제명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다른 조합원의 일치로써 결정한다. 여기에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란 특정 조합원이 동업계약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조합업무를 집행하면서 부정행위를 한 경우와 같이 특정 조합원에게 명백한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이에 이르지 않더라도 특정 조합원으로 말미암아 조합원들 사이에 반복, 불화로 대립이 발생하고 신뢰관계가 근본적으로 훼손되어 특정 조합원이 계속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하도록 한다면 조합원의 원만한 공동운영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포함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17다200702 판결 참조).


즉, A사가 B사를 공동수급체에서 배제하고 정상적인 공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B사를 공동수급체에서 제명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B사가 회생을 신청한 사실을 곧바로 조합원 제명의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도산해제조항의 효력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산해제조항을 근거로 한 건설공사 공동수급체 구성원 제명 가능성


도산해제조항이란


계약의 당사자들 사이에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그 자체를 당해 계약의 해제,해지권의 발생 원인으로 정하거나 또는 계약의 당연 해제,해지사유로 정하는 특약은 이른바 '도산해제조항'이라고 합니다.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에 관한 기존 대법원 판결의 태도


도산해지조항의 적용 결과가 정리절차개시 후 정리회사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것은 당해 계약의 성질, 그 내용 및 이행 정도, 해지사유로 정한 사건의 내용 등의 여러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도산해지조항을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와 같은 구체적인 사정을 도외시한 채 도산해지조항은 어느 경우에나 회사정리절차의 목적과 취지에 반한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는 것은 계약자유의 원칙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 당사자가 채권자의 입장에서 채무자의 도산으로 초래될 법적 불안정에 대비할 보호가치 있는 정당한 이익을 무시하는 것이 될 수 있다...(중략)... 도산해지조항이 구 회사정리법에서 규정한 부인권의 대상이 되거나 공서양속에 위배된다는 등의 이유로 효력이 부정되어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 도산해지조항으로 인하여 정리절차개시 후 정리회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조항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다38263).


위와같이 2007년 대법원은 도산해지조항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는 경우, 계약자유 원칙과 보호가치가 있는 채권자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였습니다. 이에 단순히 채무자회사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도산해지조항을 무효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에 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


계약의 당사자들 사이에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그 자체를 계약의 해제·해지권 발생 원인으로 정하거나 또는 계약의 당연 해제·해지사유로 정하는 특약(이하 ‘도산해제조항’이라 한다)을 두는 경우가 있으나, 쌍무계약으로서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나 회생절차의 개시 당시 쌍방미이행 상태에 있는 계약에 대해서 별도의 법률 규정이 없는 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다만 회생절차 진행 중에 계약을 존속시키는 것이 계약상대방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거나 회생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도산해제조항에 의한 해제·해지가 허용된다(서울고등법원 2023. 1. 13. 선고 2021나2024972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2023년 서울고등법원은 위와같이 원칙적으로 도산해제조항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예외적으로만 그 효력을 인정하였습니다.


실질적인 의무 불이행이 결합된 경우


일반적으로 공동수급협약서는 '파산, 회생절차의 신청 등 영업상의 중대한 사유가 발생하여 이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해제 또는 해지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단순히 회생절차의 신청 자체를 해제 또는 해지의 요건으로 삼고 있지 아니하므로, 실질적인 도산해제조항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히려 공동수급체의 구성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는 경우, 이미 재무건전성이 악화되어 공동수급협약으로 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그 의무불이행을 '정당한 사유'로 보아 공동수급체에서 제명하는 사례를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으므로, 도산해제조항 적용의 검토에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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