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회생절차의 요건과 실익: 부채 50억 원 이하 기업의 선택
최근 수행한 사건입니다. 설립 10년차 B2B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으로, 부채 총액은 20억 원대였습니다.
신청 후 5일 만에 포괄적 금지명령과 보전처분을 받았고, 36일 만에 개시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통상 회생을 1년짜리 절차로 알고 계시는 대표님들께는 낯선 속도일 것입니다. 이 사건이 간이회생절차였기 때문입니다.
회생 상담에서 간이회생을 먼저 검토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표님들이 이 제도의 존재를 모르시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자문 과정에서도 일반회생을 전제로 논의가 진행되는 일이 잦습니다. 그러나 부채 규모가 50억 원 이하라면 절차와 비용, 가결 가능성 모두에서 실익이 큽니다. 이 글에서 요건과 실익을 정리합니다.
[최재윤의 회생 인사이트] 간이회생 5부작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간이회생 사건에서 실제로 제기된 쟁점을 순서대로 정리하였습니다.
- 1편. 간이회생절차의 요건과 실익 (현재 글)
- 2편. 자산이 거의 없는 기업도 회생이 가능한가
- 3편. 출자전환 75%, 대표자와 주주의 지분은 어떻게 되는가
- 4편. 대표자가 투입한 자금은 회생채권으로 인정받는가
- 5편. 개시결정일을 기준으로 갈리는 조세채권과 은행의 상계권
간이회생절차란 무엇인가
결론: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의 총액이 50억 원 이하인 영업소득자를 위하여 절차를 간소화한 제도입니다.
간이회생절차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2 이하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통상의 회생절차를 이용할 때 비용과 기간의 부담이 과중하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되었습니다.
가. 대상
소액영업소득자가 대상입니다. 영업소득자로서 회생절차개시 신청 당시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의 총액이 50억 원 이하인 자를 말합니다(제293조의2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법인과 개인 모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나. 신청 방법
간이회생절차개시 신청은 회생절차개시 신청과 함께 하여야 합니다(제293조의4). 즉 별개의 절차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간이한 방식으로 진행해 줄 것을 함께 구하는 구조입니다.
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심리 과정에서 소액영업소득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밝혀지면 간이회생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통상의 회생절차로 진행됩니다. 신청 자체가 무산되는 것이 아니므로, 부채 규모가 50억 원 부근이어서 판단이 애매한 경우에도 간이회생을 함께 신청하는 것이 불리하지 않습니다.
일반회생과의 차이
구분 | 통상의 회생절차 | 간이회생절차 |
|---|---|---|
대상 | 제한 없음 | 회생채권·회생담보권 총액 50억 원 이하 영업소득자 |
조사 주체 | 조사위원(제87조) | 간이조사위원(제293조의7) |
조사 방법 | 제90조 내지 제92조에 따른 조사 | 같은 사항을 규칙 제71조의3에 따라 간이한 방법으로 조사 |
회생채권자 조 가결요건 | 의결권 총액의 2/3 이상 동의(제237조 제2호) | 특례 적용(제293조의8) |
비용 | 조사 범위에 비례하여 증가 | 조사 간소화에 따라 절감 |
간이조사위원의 조사 방법
간이조사위원은 통상의 조사위원과 동일하게 제90조 내지 제92조에 규정된 사항을 조사하지만, 그 방법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공정하고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관행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회계장부 검토, 문서 열람, 자산 실사, 임직원 면담, 외부자료 검색, 과거 영업실적을 통한 추세 분석, 동종업계 통계자료 분석 중 채무자의 업종과 영업특성에 비추어 효율적이라고 판단되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방법을 선택하여 조사합니다(규칙 제71조의3).
실무상 의미는 명확합니다. 조사의 강도가 아니라 조사의 범위가 조정되는 것이므로, 소명하여야 할 사항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조사에 투입되는 시간과 보수가 감소하고, 그만큼 예납금 부담이 낮아집니다.
가결요건 특례가 실질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결론: 간이회생에서는 회생채권자의 조에서 의결권 총액의 1/2을 초과하는 동의와 의결권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으면 가결됩니다.
가장 중요한 조항입니다. 통상의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자의 조는 의결권 총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가결됩니다(제237조 제2호).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회생계획은 인가되지 않습니다.
간이회생절차에서는 제293조의8이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회생채권자의 조에서는 다음 중 어느 하나를 충족하면 가결됩니다.
구분 | 요건 |
|---|---|
원칙 | 의결권 총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 |
특례 | 의결권 총액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동의 및 의결권자 과반수의 동의 |
실무상 효과를 설명드립니다. 채권액이 큰 소수의 금융기관이 반대하더라도, 채권액이 작은 다수의 거래처가 동의하면 가결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통상의 회생절차에서는 채권액 기준 하나로만 판단하므로, 대형 채권자 한 곳의 반대로 절차 전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간이회생은 이 위험을 상당 부분 해소합니다.
실무상 유의점. 특례는 회생채권자의 조에만 적용됩니다. 회생담보권자의 조는 통상의 회생절차와 동일하게 의결권 총액의 4분의 3 이상 동의가 필요합니다.
담보권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특례의 실익이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채권 구성을 먼저 검토하여야 합니다.
실제 진행 일정
앞서 언급한 사건의 실제 경과입니다.
단계 | 신청일로부터 |
|---|---|
간이회생절차개시 신청 | 기산일 |
포괄적 금지명령 및 보전처분 | 5일 |
대표자 심문 | 약 2주 |
간이회생절차개시결정 | 36일 |
간이조사위원 조사보고서 제출 | 약 3개월 |
신청 후 5일 만에 포괄적 금지명령이 발령되었다는 점을 주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 시점부터 채권자의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소 제기가 모두 금지됩니다. 개시결정까지 36일이 소요되었는데, 통상의 회생절차에서 1개월에서 2개월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빠른 편입니다.
대표자 심문에서의 보정
이 사건의 대표자 심문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으나, 재판부는 세 가지 보정을 요구하였습니다.
첫째, 직전 월 결산자료를 객관적 자료로 첨부하여 CRO 비용을 포함한 계속기업가치 전망과 구체적 설명을 정리하여 제출할 것.
둘째, 심문사항 중 매출액 및 손익 현황의 영업외수익과 영업외비용을 수정하고 그에 따라 당기순이익을 재산정할 것.
셋째, 최근 3년간 매출처별, 매입처별 금액에 관한 답변 누락을 보완할 것이었습니다.
간이회생이라고 하여 심문이 형식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재판부는 제출 자료를 검토한 후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개시 전 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절차가 간이할 뿐이지 심사가 느슨한 것이 아닙니다.
간이회생을 검토하여야 하는 경우
가. 부채 규모가 50억 원 이하인 중소기업
가장 기본적인 요건입니다. 다만 부채를 계산할 때 보증기관의 미발생 구상채권이나 미확정채권을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가 문제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신청 전에 채권 구성을 정리하여야 합니다.
나. 채권자 수는 많으나 개별 채권액이 크지 않은 경우
가결요건 특례의 실익이 가장 큽니다. 거래처가 다수인 플랫폼 기업, 용역업체, 소규모 제조업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 자산 규모가 작아 조사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경우
부동산이나 대규모 설비가 없는 소프트웨어 기업, 서비스업은 실사 대상이 제한적이므로 간이조사의 취지에 부합합니다.
라. 담보권자가 없거나 비중이 낮은 경우
회생담보권자의 조에는 특례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담보권이 없는 구조라면 특례의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간이회생은 부채가 얼마 이하일 때 이용할 수 있습니까.
A. 회생절차개시 신청 당시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의 총액이 50억 원 이하인 영업소득자가 대상입니다(제293조의2 제2호).
Q. 간이회생과 일반회생 중 무엇이 유리합니까.
A. 요건을 충족한다면 간이회생이 조사 범위, 비용, 가결요건 모두에서 유리합니다. 다만 회생담보권자의 비중이 크면 가결요건 특례의 실익이 줄어듭니다.
Q. 간이회생은 심사가 느슨합니까.
A. 아닙니다. 조사의 방법이 간이할 뿐이며,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의 비교, 대표자 심문, 보정 요구는 통상의 회생절차와 동일하게 이루어집니다.
Q. 부채가 50억 원을 넘는지 애매한데 간이회생을 신청해도 됩니까.
A. 신청할 수 있습니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지면 통상의 회생절차로 진행되므로 신청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습니다.
Q. 간이회생도 대표이사가 관리인이 됩니까.
A. 그렇습니다. 기존 경영자를 관리인으로 하는 원칙(제74조)은 간이회생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정리
부채 규모가 50억 원 이하인 중소기업이라면 회생을 검토하는 첫 단계에서 간이회생 해당 여부를 먼저 확인하여야 합니다. 조사 범위가 조정되어 예납금 부담이 줄고, 회생채권자의 조에 가결요건 특례가 적용되어 인가 가능성이 높아지며, 절차 진행 속도도 빠릅니다.
다만 절차가 간이하다는 것이 심사가 완화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앞의 사건에서도 재판부는 대표자 심문 직후 계속기업가치 전망에 관한 구체적 보정을 요구하였고, 자료 제출 결과에 따라 개시 전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간이회생에서도 계속기업가치를 수치로 입증하는 작업이 절차의 핵심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최재윤의 회생 인사이트] 다음 편
2편. 자산이 거의 없는 기업도 회생이 가능한가: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의 비교
간이회생 여부를 확인한 다음 제기되는 쟁점은 우리 회사가 회생 가능한 상태인지 여부입니다.
간이회생 해당 여부 진단
법무법인 로집사 기업도산센터는 서울회생법원 및 대전회생법원에서 법인회생, 법인파산 사건을 담당한 판사 출신 변호사를 중심으로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가 하나의 팀으로 사건을 수행합니다.
신청 준비 단계의 청산가치 및 계속기업가치 산정부터 조사 대응, 회생계획안 작성, 허가 신청 대행까지 내부에서 처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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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구성을 확인하여 간이회생 요건 충족 여부와 예상 절차 기간을 검토해 드립니다.
글. 법무법인 로집사 기업도산센터 파트너변호사 최재윤
본 글은 실제 수행 사건을 업종과 규모 수준으로 일반화하여 재구성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은 개별 법률 상담을 통하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