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아 사업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회사 대표님들의 상담 문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표님들의 고충은 경기 악화로 회사가 어려워져 이자 납입이 버거운데, 임차인도 구해지지 않고, 팔려 해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본 칼럼 시리즈를 통해 지식산업센터를 분양 받은 회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법적으로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식산업센터, 왜 이렇게 까지 어려워 졌을까요?
지식산업센터(이하 '지산')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조업, IT·지식기반산업 등 일정 업종만 입주할 수 있는 집합건물입니다. 법적으로 입주 자격을 제한하고 있어 수요 풀(Pool)이 적다 보니 일반 오피스텔이나 상가보다 팔거나 임대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한편 2020~2022년에 당시 저금리 환경과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지산 물량과 분양가가 빠르게 올랐고, 은행들도 담보가치의 70~80%까지 대출을 승인해주었습니다. 그때 분양을 결정한 회사들의 대부분은 '실 사용 목적으로 월 임대료보다 적거나 유사한 수준의 이자를 내는 것이 더 이익이다' 혹은 '이자는 임대 수익으로 충당하면 되겠다'는 계획으로 지산을 분양받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시작되며 아래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2~3배 증가했습니다.
공급 과잉과 입주 자격 제한으로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게 되었고, 매각 시 적정 가격에 수요자를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위 같은 상황으로 인하여 지산 자체의 가치(담보가치)가 하락해 추가 대출이나 만기 연장도 거절되는 경우가 늘게 되었습니다.

회사가 처한 구체적인 위기 상황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법인 회생 전문 변호사에게 상담 온 사례들을 정리해 보면,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잔금까지 치르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완료한 경우
대출을 받아 잔금까지 납입하고 지산의 소유권이 회사 앞으로 등기된 상태입니다.
#1 실제 상담 사례
기업회생 전문 변호사 상담을 의뢰한 A사는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 제공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경기도 소재 지식산업센터 4개 호실을 분양받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 중 2개 호실은 회사 사무실로 사용 중이며, 1개 호실은 임대 중, 나머지 1개 호실은 공실 상태였습니다.
해당 지식산업센터 취득을 위해 약 30억 원의 대출을 실행하였고, 이에 따른 월 이자만 약 1,500만 원에 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경기 악화로 인해 일감이 급감하면서 매출이 크게 감소하였고,
회사 운영자금 확보조차 어려워지면서 이자 지급 역시 다음 달부터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한편, 보유 중인 지식산업센터를 대출 원금보다 낮은 약 25억 원에 매물로 내놓았음에도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어,
유동성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대표이사는 해당 대출에 대해 연대보증한 상태로,
향후 부동산이 저가에 처분되더라도 변제되지 못한 부족분에 대해서는 개인 재산으로 변제해야 할 위험까지 부담하고 있었습니다.
계약금만 납입하고 잔금을 아직 치르지 못한 경우
분양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통상 분양가의 10~20%)은 납부하였으나, 추가 대출이 거절되거나 회사 수익이 악화되어 잔금을 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산 시행사에서는 잔금 지급 독촉 내용증명, 계약 해제 통보, 위약금 청구 소송을 준비하거나 이미 진행 중인 경우도 있습니다.
#2 실제 상담 사례
대기업 전자기기 부품 하청 업체 B사는 고양시 소재 지식산업센터 2개 호실(분양가 약 14억 원)에 대해 계약금 2억 5천만 원을 납부한 상태였습니다.
이후 중소기업 대상 시설자금 대출 실행이 막히고, 경기 악화로 영업적자가 누적되면서 잔금 납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이에 지산 시행사는 계약 해제 및 위약금 약 2억 8천만 원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상황입니다.
한편, 회사는 매출 급감으로 기존 운영자금 대출 약 2억 2천만 원에 대해서도 두 달째 연체가 발생한 상태로,
전반적인 자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이었습니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발생하는 문제
매출 감소로 현금 흐름이 막힌 지산을 보유한 회사들은 앞선 사례와 같이 대출 이자 등 금융 비용부터 연체하기 시작합니다. 초기에는 단순 연체에 그치지만, 은행 등 금융기관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곧바로 기한의 이익 상실(EOD)을 통보하고 대출금 전액 상환을 요구하는 절차에 착수합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만으로는 회복이 어려운 국면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이후 담보로 제공된 지산은 임의경매 절차로 넘어가는데, 최근 거래 위축 상황에서는 낙찰가가 대출 등 채무 원금에 한참 미치지 못하거나 계속 유찰 되어 매각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채무 원금 및 이자 부족분은 고스란히 대표이사 개인에게 전가 되어, 급여·예금·부동산 등 개인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세금 체납까지 겹치면 상황은 더욱 가중됩니다. 국세는 금융채권과 달리 별도의 소송 절차 없이도 압류와 공매가 가능해, 금융기관과 과세당국의 추심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 압박 구조가 형성됩니다.
이때 회사가 별도의 법적 대응 없이 폐업을 선택할 경우, 회사 채무는 소멸되지 않고, 시효 내 언제든 집행 가능한 상태로 남게 되어 연대보증을 선 대표이사의 개인 자산에 까지 위험에 노출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산 매입으로 위와 같은 문제에 직면한 회사들은 법인 회생, 파산을 대응책으로 고려해보시길 권고드립니다.
다음 편에서는, 지산 대출 잔금까지 치른 기업이 법인 회생·파산을 통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