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 2편에서 지식산업센터 부실의 구조와 잔금까지 완납한 회사의 법적 대응 방안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마지막 편에서는 조금 다른 상황을 다루겠습니다. 잔금대출이 막히면서 계약금 또는 일부 중도금만 납부한 상태에서 잔금을 치르지 못하고 있는 회사의 문제입니다. 최근 지식산업센터 분양계약 문제에서는 중도금·잔금 부담, 공실, 매각 곤란, 시행사와의 계약해제 협의가 함께 문제 되는 경우가 많고, 회생·파산 절차를 활용한 해결 시도도 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 파악 - 어떤 상황에 처해 계신가요?
현실적으로 수분양자인 회사가 먼저 분양계약의 무효나 해제를 주장해 계약금까지 모두 돌려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최근 보도에서도 지식산업센터 잔금대출이 막히면서 일부 수분양자들이 계약무효 소송에 나서고 있지만, 생숙 관련 집단소송 등에서 수분양자 패소 판결이 이어졌고, 이에 소송을 통한 지식산업센터 분양계약 해지는 명백한 분양자의 기망이나 불법행위가 존재 하지 않는 한 인용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소송으로 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다”는 접근보다, 회사가 지금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어떻게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할 것인지의 접근으로 봐야 합니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잔금을 납부하지 못한 회사가 받는 압박은 보통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시행사로부터 잔금 지급 독촉과 계약 해제 압박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내용증명으로 잔금 지급을 요구받고, 이후 계약 해제 통보나 위약금 청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이미 납부한 계약금의 몰취 가능성이 문제 됩니다.
분양계약서에는 잔금 미납 또는 계약 불이행 시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몰취하거나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보는 조항이 포함된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별도로 받아둔 운영자금 대출, 신용대출, 중도금 대출이 함께 흔들립니다.
지식산업센터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은 회사의 신용도 악화로 이어지고, 금융기관의 기한의 이익 상실 통보나 추가 상환 압박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발생하면 회사는 정상적인 영업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지식산업센터를 어떻게 취득할 것인가”보다, 분양계약 부담을 줄이고 회사의 현금흐름을 보전할 방법이 있는지 검토하셔야 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1차 대응은 시행사와의 합의해제입니다
잔금 납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가장 먼저 검토하셔야 하는 방법은 시행사와의 합의해제입니다. 수분양자인 회사가 일방적으로 “대출이 안 나왔으니 계약을 해제하겠다”거나 “분양계약은 무효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잔금 대출이 기대보다 적게 나오거나 막혔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시행사의 귀책 또는 계약무효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분쟁을 장기화하기보다, 시행사와 협의하여 계약을 합의해제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 이미 납부한 계약금은 몰취되거나 일부만 반환되는 조건이 붙을 수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손실이 아깝고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잔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없는데 계약을 계속 끌고 가면, 연체이자, 위약금, 금융채무, 신용도 악화가 함께 커질 수 있습니다. 즉, 합의해제는 계약금을 지키는 전략이라기보다 더 큰 자금 유출을 막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합의해제가 불발되면 법인회생이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시행사가 합의해제를 거부하거나, 계약금 몰취 외에 추가 위약금·손해배상까지 요구하는 경우에는 법인회생을 검토하시길 바랍니다. 법인회생은 단순히 “잔금을 안 내기 위한 절차”가 아닙니다. 회사의 전체 채무 구조를 법원의 절차 안에서 재조정하고, 분양계약으로 인한 부담을 회사의 회생 가능성에 맞게 정리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특히 지식산업센터 잔금과 관련하여 어려움을 겪고 계신 회사라면 회생 절차를 통해 다음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법인회생 신청 자체가 시행사의 계약 해제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가능성은, 법인회생 신청 자체가 시행사와의 협상 구도를 바꾸는 경우입니다. 회사가 법인회생을 신청하면 시행사는 현실적으로 “잔금을 전액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회생절차에서는 개별 채권자가 회사에 대해 독자적으로 변제를 압박하기 어렵고, 채권은 회생절차 안에서 조사되고 회생계획에 따라 처리됩니다. 이 경우 시행사는 장기간 회생절차에 묶여 불확실한 변제를 기다리기보다, 계약을 해제하고 해당 지식산업센터를 다른 수요자에게 다시 처분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장에서 재분양 또는 할인 매각 가능성이 있는 물건이라면, 시행사도 실무적으로 계약 정리를 선택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 방식의 핵심은 법인회생을 압박 수단으로 남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가 실제로 잔금을 납부할 수 없는 상태이고, 전체 채무 구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 회생 신청을 통해 시행사와의 협상 테이블을 다시 구성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회생절차 안에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을 해제하는 방향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채무자회생법 제119조).
두 번째 가능성은 회생절차 안에서 분양계약 자체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시행사는 잔금 미지급으로 소유권 이전과 목적물 인도를 완료하지 않았고, 수분양자인 회사도 잔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분양계약은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채무자회생법 제119조는 쌍무계약에 관하여 채무자와 상대방 모두 아직 이행을 완료하지 않은 경우, 관리인(채무자 회사)이 계약을 해제·해지하거나, 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채무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식산업센터 취득이 회사의 회생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잔금 납부가 오히려 회사의 현금흐름을 악화시키는 경우라면, 회생절차 안에서 분양계약을 정리하는 방향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계약금을 반드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미 납부한 계약금은 계약서상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고, 회사가 이를 전액 회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양계약을 정리함으로써 잔금 납부 부담, 추가 연체이자, 향후 위약금 확대 가능성을 차단하고 회사의 유동성을 보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플랜 B - 회생이 어렵다면, '법인파산'으로
법인회생은 회사가 계속 운영될 가능성이 있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식산업센터 분양계약 문제 외에도 본업 손실이 계속되고 있고, 매출 회복 가능성이 낮으며, 회생계획상 변제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면 법인파산이 더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법인파산은 법원의 감독 아래 회사의 재산과 채무를 정리하는 절차입니다. 파산선고가 내려지면 파산관재인이 선임되고, 파산관재인은 법인의 재산을 조사·관리한 뒤 환가 가능한 재산을 매각하여 채권자들에게 배당합니다. 이후 절차가 마무리되면 법인은 청산되고 법인격 소멸로 이어집니다.
법인파산을 선택하더라도 지식산업센터 분양계약이 그대로 방치되는 것은 아닙니다. 파산선고 당시 시행사는 소유권 이전과 인도를 완료하지 않았고, 회사도 잔금 지급을 완료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생과 마찬가지로 해당 분양계약은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채무자회생법 제335조는 이러한 경우 파산관재인이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상으로는 이행 선택도 가능하지만, 지식산업센터 잔금 미납으로 법인파산에 이른 사건에서 파산관재인이 잔금을 지급하고 지식산업센터를 취득하는 방향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파산절차는 회사의 계속 운영이 아니라 법인 재산의 환가와 채권자 배당을 목적으로 하는 청산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무상 핵심은 파산관재인이 분양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여, 더 이상 잔금 부담과 추가 손실이 확대되지 않도록 정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때 시행사가 주장하는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은 모두 파산채권으로 정리되어 파산절차 안에서 배당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이미 납부한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계약서상 위약금 조항, 계약금 몰취 조항, 해제 경위, 시행사의 귀책사유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현실적으로는 계약금이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처리되어 반환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끝으로 회사를 법인파산을 통해 청산 하더라도 대표이사의 연대보증 채무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자가 법인 채무에 연대보증을 했다면, 법인파산과 별도로 대표자 개인의 개인회생 또는 개인파산·면책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맺음말
많은 회사가 지식산업센터 잔금대출 거절 상황에서 가장 선호하는 해결책은 계약 해지와 계약금 회수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분양자 측이 일방적으로 계약무효나 해제를 주장해 계약금까지 모두 회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계약금을 되찾는 것보다, 잔금 부담과 추가 손실을 막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 할 것입니다.
법무법인 로집사는 지식산업센터 잔금 미납, 시행사와의 합의해제 협상, 법인회생을 통한 분양계약 정리, 법인파산 및 대표자 연대보증 문제를 함께 검토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리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