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개시 전후 자금 집행의 기준: 공익채권과 편파변제
어제 상담에서 대표님이 제기한 질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익일 입금 예정액은 3억 원, 지출하여야 할 금액은 15억 원인데, 임금을 먼저 지급하면 현장이 중단되고 현장에 지급하면 임금 체불이 발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생을 앞둔 시점의 자금 집행은 채권의 법적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며, 그 기준을 벗어난 집행은 부인권 행사와 형사 쟁점으로 이어집니다.
이 글에서는 회생절차 개시 전후의 자금 집행 기준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상 채권 분류에 따라 정리합니다.
[최재윤의 회생 인사이트] 법인회생 3부작
회생 상담에서 실제로 가장 많이 제기되는 세 가지 쟁점을 순서대로 정리하였습니다.
- 1편. 신청 시기의 판단 기준과 포괄적 금지명령
- 2편. 개시결정 전후 자금 집행의 기준: 공익채권과 편파변제 (현재 글)
- 3편. 절차의 진행 순서와 기간, 예납금, 변제율
판단의 출발점은 채권의 법적 성질입니다
회생절차에서 채권은 회생채권과 공익채권으로 구분되며, 이 구분에 따라 변제 방법과 시기가 전혀 달라집니다.
구분 | 회생채권 | 공익채권 |
|---|---|---|
근거 | 제118조 | 제179조 |
범위 | 회생절차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 청구권 | 절차 수행에 필요한 비용 및 법이 정한 채권 |
예시 | 하도급대금, 자재대금, 운송비, 금융기관 대출금 | 근로자의 임금, 퇴직금, 재해보상금(제179조 제1항 제10호), 개시 후 사업 계속에 따른 거래대금 |
변제 방법 | 회생계획에 따라 감면 후 분할 변제 |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전액 변제(제180조 제1항) |
개시 전 변제 시 | 편파변제로 부인권 행사 대상(제100조) | 법원 허가를 받아 변제 가능 |
결론: 임금과 퇴직금은 공익채권이고, 하도급대금은 회생채권입니다. 이 구분이 모든 판단의 기준입니다.
어제 상담 사안을 이 기준에 대입하면 결론이 도출됩니다.
체불 임금 1억 5,000만 원은 공익채권으로 전액 변제 대상이고, 하도급대금은 회생채권으로 회생절차 내에서 정리될 채권입니다.
실무상 유의점. 회생채권으로 정리될 채권을 개시 전에 특정 채권자에게만 변제하면, 해당 채권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인 또는 파산관재인의 부인권 행사 대상을 만드는 결과가 됩니다. 변제받은 채권자도 원상회복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임금 지급 여부의 판단
가. 원칙
임금 체불은 근로기준법 제36조 위반으로 같은 법 제109조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이며, 반의사불벌죄이므로 처벌불원 의사표시 확보가 필요합니다.
반면 하도급대금 미지급은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그칩니다. 임금은 공익채권이므로 개시 전에 지급하더라도 편파변제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나. 실무상 권장되는 방식
자금이 부족한 경우 실무상 권장되는 방식은 회생을 신속히 신청한 후 법원 허가를 받아 공익채권으로 변제하는 것입니다.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임금채권과 퇴직금채권은 공익채권으로서 감면 대상이 아니고 상계의 대상도 아닙니다. 자금이 유입되면 언제든지 법원 허가를 받아 변제할 수 있습니다. 둘째, 보유 자금을 전액 소진한 후 익월에 다시 체불이 발생하면 상황이 악화됩니다. 셋째, 근로자가 회사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여야 협조가 가능합니다.
다. 도산 대지급금
회생 신청과 동시에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도산 대지급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최종 3년간의 퇴직급여 등에 관하여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하여 지급하는 제도로, 지급 상한액이 정하여져 있어 전액이 보전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회사가 절차를 통하여 지급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근로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실질적 수단입니다.
저희가 수행한 대형 건설사 회생 사건에서도 본사 직원 수백 명, 현장 인력을 포함하면 수천 명 규모의 임금이 체불된 상태였습니다.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근로자도 있었으나 대표이사가 처벌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변호사가 근로자 설명 절차에 직접 참석하여 절차의 진행 경과와 변제 계획을 설명하였기 때문입니다. 개별 근로자의 진정 제기는 통제할 수 없으나, 집단적 대응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실무상 목표가 됩니다.
현장에 직접 노무신고한 인력의 지위
결론: 채무자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4대보험을 징수, 납부하는 구조라면 공익채권으로 인정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건설업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쟁점입니다. 인력사무소를 경유하되 노무신고는 채무자가 직접 하는 경우, 해당 노무비의 법적 성질이 문제됩니다.
첫째 유형. 채무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채무자가 4대보험을 징수, 납부하는 구조라면 근로자로 인정받아 공익채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둘째 유형. 인력사무소와 세금계산서를 수수하고 인력사무소가 4대보험을 징수, 지급하는 구조라면 근로자로 인정받기 어려워 회생채권에 해당합니다.
이 판단은 법원별로 기준이 상이합니다. 실무상으로는 소명자료를 확보하여, 형식상 도급 또는 소개 관계이더라도 채무자가 직접 4대보험과 세금을 징수하여 납부하고 있으므로 근로자와 동일한 지위에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하여야 합니다.
소명 여부에 따라 공익채권과 회생채권이 갈리므로 금액 차이가 큽니다.
하도급대금과 부인권
결론: 특정 채권자에 대한 변제는 부인권 행사 대상입니다. 사업 계속에 불가결한 지출은 법원 허가를 받아 집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가. 편파변제와 부인권
채무자회생법 제100조는 채무자가 회생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한 행위, 지급정지 등이 있은 후에 한 담보 제공이나 채무 소멸 행위 등을 부인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회생 신청 직전 또는 신청 후 특정 채권자에게만 변제하는 행위는 전형적인 편파행위로서 부인권 행사 대상이 됩니다.
어제 상담에서도 오래 거래한 업체에 일부라도 지급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셨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제는 이후 관리인 또는 파산관재인의 부인권 행사로 원상회복 대상이 되고, 대표자에게는 법적 위험으로 남습니다.
나. 사업 계속에 불가결한 지출
다만 사업을 계속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지출은 별도로 검토합니다. 수익성이 확보된 현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금 투입은 결과적으로 채권자 전체의 이익에 부합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법원의 관점은 명확합니다. 허가를 받아 집행할 수 있었음에도 사전에 집행한 이유를 묻습니다. 신청 직후 급하게 집행하면 3일 또는 일주일을 기다릴 수 없었던 사정이 있었는지 확인하게 되고, 절차 진행에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긴급한 사정이 없다면 신청 후 법원 허가를 받아 집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실무상 유의점. 보유 자금이 제한적인 경우 다수 현장에 분산하여 집행하는 것은 실익이 없습니다. 계속 수행할 현장을 특정하여 집중하는 것이 회생계획 수립과 채권자 이익 양 측면에서 합리적입니다.
신청 전 정리하여야 할 실무 사항
가. 운영자금 확보
회생절차에 진입하더라도 사업을 계속하려면 일정한 운영자금이 필요합니다. 개시 이후 계속 수행할 현장과 정리할 현장, 유지할 인력과 정리할 인력이 구분되는데, 그 시점에 자금이 소진되어 있으면 절차 진행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건설업의 경우 추가 사정이 있습니다. 회생절차에 진입하면 보증보험증권과 건설공제조합의 보증서 발급이 제한되어 현금 보증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외상매출채권 할인이 예정되어 있다면 신청 전에 실행하여 현금을 확보하여야 합니다.
나. 소액 채권자 정리
정수기, 복합기 임차료 등 50만 원 미만의 소액 채권은 보전처분 전에 정리하는 것이 실무상 효율적입니다. 채권자 목록에 다수의 소액 채권자가 포함되면 채권 조사와 시부인, 통지 절차의 부담만 증가합니다.
다. 자동이체 해지
보전처분이 발령되면 회생채권의 임의변제를 방지하기 위하여 모든 자동이체를 해지하여야 합니다. 법인카드 사용도 중지됩니다. 현장 전도금은 법원 허가를 받아 집행하여야 하므로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라. 계좌 관리
조세채권은 판결 없이 즉시 압류가 가능하므로 사용 중인 계좌가 일시에 압류될 수 있습니다. 대출이나 자동이체가 연결되지 아니한 계좌를 준비하고, 자금 흐름을 해당 계좌로 일원화하여 관리합니다.
이 부분은 오해가 없도록 명확히 하겠습니다. 이는 자금을 은닉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내역상 소명이 가능하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인출한 자금의 사용처는 전부 소명 대상이며, 소명되지 아니한 자금 유출은 부인권 행사는 물론 형사 쟁점으로 직결됩니다. 이 경계를 넘어서는 처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권하지 않습니다.
임원 급여의 처리
결론: 대표이사와 등기임원은 신청 후 개시결정 전까지 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습니다.
대표이사, 등기임원, 비등기임원은 근로자가 아니므로 신청 후 개시결정 전까지는 급여가 지급되지 않습니다. 개시결정 이후에는 법원이 인정하는 범위에서 다시 책정되며, 실무상 월 300만 원에서 500만 원 선입니다.
가. 비등기임원의 근로자성
직함만 이사 또는 상무일 뿐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 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경우 급여 허가 신청 시 근로자성을 소명하여 지급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수행한 다른 건설사 사건에서는 사전에 직급 체계를 부장급으로 조정하여 쟁점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리하였습니다.
나. 잔류 인력의 보수 조정
연봉 8,000만 원 또는 1억 원 수준의 임원 보수가 그대로 유지되면 회생계획안 수립이 어렵습니다. 법원이 직접 감액을 지시하지는 않으나, 청산가치보장원칙(채무자회생법 제243조 제1항 제4호)을 충족하는 변제 계획을 수립하여야 하는데 판매비와 관리비가 과다하면 수치가 나오지 않습니다. 사전에 조정하는 것이 실무상 합리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생 신청 전에 체불 임금을 지급하여도 됩니까.
A. 임금과 퇴직금은 공익채권이므로 지급하더라도 편파변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금이 부족하다면 회생을 신속히 신청한 후 법원 허가를 받아 변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하도급 업체에 일부라도 지급할 수 있습니까.
A. 특정 채권자에 대한 변제는 채무자회생법 제100조에 따른 부인권 행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사업 계속에 불가결한 지출이라면 신청 후 법원 허가를 받아 집행하십시오.
Q. 임금과 하도급대금 중 무엇이 우선합니까.
A. 임금은 공익채권으로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전액 변제되고, 하도급대금은 회생채권으로 회생계획에 따라 감면 후 분할 변제됩니다. 채권의 성질 자체가 다릅니다.
Q. 근로자가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면 대표이사가 처벌됩니까.
A. 지급 의사를 명확히 하고 절차를 성실히 진행하면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도산 대지급금 신청과 근로자에 대한 설명 절차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퇴직금 지급이 급한 근로자가 있는 경우 지금 지급하여도 됩니까.
A. 퇴직금은 공익채권이므로 지급이 가능합니다. 다만 금액과 시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리
회생을 앞둔 자금 집행은 거래 관계나 심정이 아니라 채권의 법적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합니다.
오래 거래한 업체에 지급한 수천만 원이 1년 후 부인권 소송의 대상이 되는 사례가 반복됩니다.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임금과 퇴직금은 공익채권이므로 확보하고, 하도급대금은 회생채권이므로 절차 내에서 정리하며, 판단이 불명확한 지출은 법원 허가를 받습니다.
신청부터 보전처분, 개시결정에 이르는 구간의 부담이 가장 큽니다. 다만 개시결정 이후에는 채권자의 개별적 권리행사가 금지되어 모든 다툼이 회생절차 내로 편입되므로, 대응 구조가 안정됩니다.
[최재윤의 회생 인사이트] 시리즈
1편. 법인회생 신청 시기의 판단 기준과 포괄적 금지명령의 효력
3편. 법인회생 절차의 진행 순서와 기간, 예납금, 변제율
자금 집행 기준을 정리한 다음 확인할 사항은 절차 전반의 일정과 비용입니다.
자금 집행 전 검토
법무법인 로집사 기업도산센터는 서울회생법원 및 대전회생법원에서 법인회생, 법인파산 사건을 담당한 판사 출신 변호사를 중심으로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가 하나의 팀으로 사건을 수행합니다. 해당 지출이 편파변제에 해당하는지, 법원 허가가 필요한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경우 집행 전에 문의하시면 검토하여 회신드립니다.
상담 신청: 기업도산 상담 바로가기
이미 집행된 건이 있는 경우에도 사전에 정리하여 두면 부인권 대응이 용이합니다.
글. 법무법인 로집사 기업도산센터 파트너변호사 최재윤
본 글은 실제 상담 사례를 일반화하여 재구성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은 개별 법률 상담을 통하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